일본 프로야구 명문 구단 닛폰햄 파이터즈가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기타히로시마시로 연고지를 이전하는 이유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Hokkaido Nippon-Ham Fighters

北海道日本ハムファイターズ

ほっかいどうにっぽんハムファイターズ

 

1945년 11월 6일 창단

일본 시리즈 우승 3회, 퍼시픽리그 우승 7회

 

닛폰햄 출신 대표 선수

다르빗슈 유(だるびっしゅゆう, ダルビッシュ有, Darvish Yu)

오타니 쇼헤이(おおたにしょうへい, 大谷翔平, Ohtani Shohei)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 같은 인기 슈퍼스타들을 배출하며

팬 서비스 좋은 구단이라는 좋은 이미지와 함께 그간 일본 프로야구 NPB에서

꾸준한 실력을 내며 명문 구단으로서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NPB의 대표 강자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한국에서는 니혼햄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본래 닛폰햄은 도쿄 돔을 요미우리 자이언츠(読売ジャイアンツ) 와 나눠서 쓰던 야구단이었으나

홋카이도의 삿포로시가 좋은 조건에 수용인원 4만 명의 삿포로 돔을 쓸 수 있게 편의를 봐주겠다고 해서

2004년부터 연고지를 삿포로로 옮기게 되었는데요

 

이 지도를 보면 다들 아하 하고 이해하시겠지만

일본 인구의 대부분이 몰려있는 일본 본토와 다르게 홋카이도는 상당히 일본의 중심지 혼슈에서

멀리 뚝 떨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대도시 지역과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는

또 다른 야구단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東北楽天ゴールデンイーグルス) 조차

저쪽에 있는 센다이(仙台 sendai) 에 있는데 비해 닛폰햄은 진짜 막말로

혼자서 북쪽에 짱박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비행기가 아니면 도무지 이동할 수 없는 거리 캐나다는 가볍게 귀싸대기 후려갈기는 수준의

툭하면 떨어지는 엄청난 규모의 폭설에 공기 좋고 물 좋은 깡촌 수준의 주변 환경까지

프로 스포츠 구단을 유치하기에는 진짜 최악의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삿포로시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밀어 NPB 12개 구단 중 하나인 닛폰햄 파이터즈를 붙잡는데 성공함에 따라

일본 프로 축구 J1리그 홋카이도 콘사도레 삿포로(北海道コンサドーレ札幌) 와 함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습니다만...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삿포로시와 닛폰햄 파이터즈의 공생 관계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왜냐

 

2015년부터 삿포로시 시장이

LGBT 일본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 출신

무소속 아키모토 가츠히로로 바뀌었기 때문이죠

 

아키모토 삿포로 시장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삿포로의 세수를 늘리겠다는 이유로 닛폰햄에게 점차로 가혹한 조건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1. 삿포로 돔 임대료를 관객 동원에 따라 계산하자

2. 삿포로 돔이 유치하는 모든 광고 수익은 삿포로시가 가지는 걸로 하자

3. 삿포로 돔의 보수, 수리 비용은 삿포로시와 닛폰햄이 반반씩 부담하기로 해

(콘사도레 삿포로는 부담하지 않습니다)

 

4. 삿포로 돔에서 운영하는 모든 점포는 삿포로시하고만 계약을 맺는 업체들로만

하는 거다

5. 삿포로 돔에서 판매하는 모든 굿즈의 수익은 삿포로시가 가져간다

 

닛폰햄 구단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이 봤을 때도 황당하기 짝이 없는

저런 과도한 조건을 아키모토 시장이 내민 것은 당시 닛폰햄이 삿포로 돔을 버리고

갈 곳이 없을 테니까 얘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결국은 우리 말 듣겠지라는 나름의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타니 쇼헤이라는 슈퍼스타를 배출하고 재팬 시리즈라고도 불리는 일본 선수권 시리즈를 우승하며

한참 잘나가던 시절에도 닛폰햄은 저런 여의치 못한 안 좋은 주변 여건들로 인해 이렇다 할 수익을 못 올리고

갈수록 구단 재정이 어려워만 지고 있을 뿐이었는데요

 

물론 닛폰햄이 이런 상황을 수수방관만 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삿포로시와 사용료를 낮추려는 딜을 시도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삿포로시의 냉정한 거부뿐이었고 오히려 삿포로시에서는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시에서 운영하는 신문사를 통해 삿포로 사람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구단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설까지

실으며 무언의 압박과 함께 언론 플레이에까지 열중하는 모습만을 보여주게 되니...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뭐가 되는 게 있겠습니까?

 

닛폰햄 구단은 서서히 재정난에 빠져들면서 오타니의 뒤를 이을 슈퍼스타 배출을 위한 기본 토양 자체가 메말라가고

있었고 FA 자격 얻은 선수는 바로바로 팔아버리기까지 하는 등의 엄청나게 쪼들리는 경영 기조를

계속 이어 나가다 보니

 

심각한 전력 약화와 함께 가뜩이나 관중들을 동원하기 힘든 삿포로에서 시간이 갈수록 닛폰햄 구단의 인기는 고속 추락

만을 거듭하게 됩니다

 

연거푸 터지는 이러한 트리플 악재를 견디다 못한 닛폰햄은 결국 2020년부터 도저히 못 버티겠다며

새 구장과 새로운 연고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아키모토 시장의 당선과 함께 예전의 초심을 완전히 잃어버린

삿포로시는 이런 닛폰햄을 향한 반성과 솔직한 대화 제의는 커녕 오히려 신문을 통해 닛폰햄 시합 때문에

그간 유치하지 못한 공연이 진짜 많았다고 주장하며 닛폰햄이 떠나면 흑자가 될지도 모른다 어디 떠날 테면

떠나바라 식의 상당히 도발적인 사설을 통해 안 그래도 열받아있는 닛폰햄 구단의 속이 완전히 뒤집어지도록

온갖 부채질만을 거듭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우리가 삿포로시에 머리 숙이고 들어가야 하나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절체절명의 최대 위기 속에서

 

닛폰햄 구단과 삿포로시의 계속되는 갈등을 한참 동안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삿포로시 바로 옆 도시 한국으로 치면 서울과 성남처럼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기타히로시마시에서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했는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닛폰햄을 향한 구원의 손길을 내밀게 됩니다

 

기타히로시마는 닛폰햄에게 현재 건설 중인 기타히로시마 몰을 싸게 임대하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거기다 닛폰햄의 전속 구장이 된다면 기타히로시마 볼파크로 이름을 바꿔주겠다

이게 다가 아니야 경영권도 너랑 내가 나눠갖자라며 진짜 엄청나게 파격인 조건들과 함께

우리 새롭게 잘해보자 하고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을 닛폰햄에게 하게 되는데요

 

참고로 기타히로시마는 이 무렵 상권 발달을 위해 대형 쇼핑몰, 공연장, 놀이동산을 합친

시설을 짓고 있었는데 이대로는 도저히 흑자를 자신할 수 없었던 상황

그래서 삿포로와 사이가 틀어질 대로 틀어진 닛폰햄 파이터즈를 유치하고자

기회만을 노리다가 제대로 뛰어들게 된 것이었습니다.

 

기타히로시마 볼파크 조감도

새 야구장 이름은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エスコンフィールド北海道 Es Con Field Hokkaido)

35,000석의 규모에 아시아 2번째 개폐식 돔구장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6번째 돔구장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후 닛폰햄과 기타히로시마의 딜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닛폰햄은 2023년 완공 예정인 기타히로시마 볼파크로

연고지를 이전하겠다고 공식 발표 자연스럽게 2022년은 그들에게 삿포로 돔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되어버리게

됐는데요

 

닛폰햄 팬들은 삿포로시에 그동안 유치하지 못했던 공연들 이제부터는 마음껏 유치하시라면서

온갖 조롱의 메시지를 보내는 바람에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었다고 이 이야기 관련 웃지 못할 뒷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겠습니다만 바로 위의 사진짤에서

흰머리 할배가 기타히로시마의 무소속 우에노 마사미 시장 

사회인 야구 출신으로 야구계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삿포로시가 배 째라는 식으로

갑질을 할 때 이건 하늘이 주신 찬스라고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럼 여기서 삿포로가 주장하는 야구 시합이 없으면 더 많은 공연을 유치할 수 있다는 말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헛소리인지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삿포로 돔은 수용 인원이 도쿄돔에 맞먹는 4만 명

임대료도 도쿄돔과 비슷한 수준 허나 삿포로 인근은 도쿄 돔 인근과 달리 대중교통 인프라가

엄청 뒤떨어져서 홋카이도의 사람들 및 일본 타지역에서의 사람들을 삿포로 돔에 불러 모으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따라서 애초부터 4만 명이 들어가는 시설을 삿포로에 건설하는 것은 오버 그 자체였고

애초에 닛폰햄과 삿포로 돔 임대 계약을 맺은 것도 적자가 우려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런 속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대체 뭔 놈의 자신감이 그리 차 있었던 건지

삿포로시는 지금까지 3만 명 이상 모을 수 없는 개쩌리 뮤지션은

격 떨어지니까 계약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내세우며 자기 주제 모르는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다 모모이로 클로버 Z(ももいろクローバーZ) 조차 삿포로 공연에서

2만 명 약간 넘겼을 뿐이라며 욕을 먹고 있었는데

 

이런 와중에 닛폰햄이 손절 치고 바로 옆으로 이사가 버리고 말았으니

설마설마하다가 제대로 발등에 불 떨어진 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삿포로를 연고로 하고 있는 축구팀 콘사도레 삿포로는 아직까지는 J1 중위권 팀이긴 하지만

전력이 강한 팀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고 앞으로 순위가 언제든지 떨어질 가능성이 상당한 팀입니다

헌데 이런 팀의 팬들만으로 4만 명의 대형 돔을 가득 채운다? 이건 지금까지 그 누구도 한 번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거기다 아차 하다가 콘사도레 삿포로가 J2로 떨어져 버리게 된다면 비싼 삿포로 돔을 임대할 수 없게 되는 건

안 봐도 뻔한 일일 것이고요 

 

그래서 닛폰햄의 삿포로 돔 철수 결정에 화가 난 삿포로 시민들의 항의에

아키모토 시장과 삿포로시에서는 삿포로 돔의 절반만 운영하는 방식으로 쩌리 뮤지션들의 공연을 유치해서 

흑자를 만들겠다 다른 지역의 구단의 시합을 삿포로 돔에서 개최할 수 있으니까 걱정할 것 없다면서

약속을 했지만 이건

 

삿포로는 공연에 필요한 장비들을 비행기로 옮기고 어쩌고 하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일본 뮤지션들이 은근히 기피하는 지역이다

 

NPB의 보호 지역 제도라는 룰을 아예 모르는 삿포로시 공무원들의 행복 회로일 뿐

삿포로시는 어어 하다가 완벽하게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 꼴이 돼버리고 맙니다

그래요 닭 쫓던 개꼴이 돼버린거죠

 

여기서 보호 지역 제도란

각 구단에는 보호 지역 연고지가 있고 다른 지역 출신 구단이 그 지역에서 시합을 할 경우

그 지역에 속한 구단의 동의가 있어야 시합이 가능한 제도

 

예를 하나 들자면 일본 고교 야구 고시엔이 한신 타이거스의 홈구장을 사용하는 기간에는

한신은 오사카 지역의 다른 구장에서 시합을 하는데 오사카를 연고지로 가진 오릭스 버팔로스의

동의를 받아야 경기를 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물론 오릭스야 100% 동의해 주겠지만요

 

일본 프로야구가 이러한 제도를 둔 이유는 전국의 구장들 특색이 제각각인데 일부 팀이

특정 구장을 이용하려는 수작을 막기 위한 제도라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홋카이도에는 닛폰햄 밖에 없었기 때문에 홋카이도 전체가 닛폰햄의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기타히로시마도 어차피 홋카이도이기 때문에 계속 홋카이도는 앞으로도

닛폰햄의 보호 지역

 

즉 정리하자면 삿포로시가 다른 구단의 시합을 유치하려면 이제부터는 닛폰햄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말해서 이제는 갑과 을의 위치가 완벽하게 바뀌고 말았다

이 말입니다

 

현재 으쌰 으쌰 건설 중인 닛폰햄의 새로운 야구장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의 모습

현수막에는 세계가 본 적 없는 볼파크를 만들자라고 쓰여있습니다

 

 

2022년 현재 닛폰햄은 퍼시픽 리그 꼴찌를 하고 있고 삿포로 돔의 관객 동원도 지지부진하지만

닛폰햄 팬들은 어차피 삿포로 돔에 굳이 가고 싶지도 않고 내년부터 잘하면 된다는 마인도로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닛폰햄 감독 신조 츠요시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의 없다고

하네요

 

 

1. 삿포로가 닛폰햄 파이터즈한테 니가 나 버리고 갈 데가 있겠냐 그러니 내말 들어 하고 갑질함

 

2. 삿포로 바로 옆 기타히로시마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지금 짓고 있는 구장 임대해 드림 하고

계약 맺음

 

3. 삿포로는 퐁퐁남 잡은줄 알고 안심하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파혼당한 K한녀 상폐녀 신세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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